중국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남아도는 철강을 해외에 헐값으로 내다 팔면서
전 세계 철강 회사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글로벌 철강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칠레 철강 업체 CAP그룹은 탈카우아노에 있는
우아치파토 체철소를 다음달 15일부터 패쇄하기로 했다.
CAP는 지난 2월 당초 칠레 당국은 제철소 폐쇄를 막기 위해 2개월 뒤 중국산
철강에 최고 33.5% 잠정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CAP도 제철소를 계속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이달 초 기존 결정을 번복하고 폐쇄로 가닥을 잡고 있다.
관세를 부과해도 중국산 저가 철강과 경쟁했을 떄 수익성이 없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철소에서 일하는 직원 2500명과 지역 주민 2만여
명의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하였다.
독일 주요 철강 제조 회사 잘츠기터AG는 올해 상반기 1860만유로(약227억 7000만)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억 6200만유로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군나르
그로블러 잘츠기터AG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과잉생산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최근 수십년을 통틀어 올해가 독일 철강산업에서 가장 어려운 해"라고 했다.
유럽 최대 철강 회사 아르셀로미탈 역시 "중국의 철강 수출 증가로 글로벌 시장이
지속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 고 지적했다.
동남아시아 국가도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에 대응해 무역 장벽을 세우고 있다.
베트남은 6월 한국/중국산 아연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제품에 관세가 철폐된 지 2년 만이다. 말레이시아는 15일 한국/일본/중국/
인도산 비합금강 평판압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중국 업체들이 철강 제품을 저가에 해외로 내다 파는 이유는 국내 수요가
부진해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국 건설/제조 업체을의
철강 소비는 급감했다. 지난달 중국 내수 철근 가격은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철강업계 주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장조사 업체
상하이스틸홈의 우원장 CEO는 "정부가 철강 회사 간 합병과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는 한 2~3년간 이 사이클을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경우 대규모 실직이 불가피하고 시진핑 국가주석 목표인 '5%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차질이 생길 공산이 커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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